혼자 해보는 고민

나이 먹은 죄??

파란0101 2012. 2. 19. 19:21
[2005년 11월 2일]


늘 장난스런 행동과 말투를 쓰는 나이지만
가끔은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말을 한다.
어제 그랬었다.
27살짜리 아가씨가 하는 말.
-집에 강아지를 키우는데 자기는 신경을 안 쓴단다.
그러면서 애는 낳아서 키우든 입양을 하든 키워보고 싶다나.
남자는 언젠가는 도망갈 존재니까 절대로 안 믿지만
자식은 안 그럴거 아니냐고.
너무 외로워서 자신의 곁에 붙어있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왠지 애를 애완동물로 생각하는 기분이 들었다.
말 하는게 그랬거든...
그래서 한참 생각하다가 말 해줬다.
-자식은 애완동물이 아니라고.
아이를 여자 혼자 키운다는거, 엄청 힘든 일이라고.
애는 돈과 사랑으로 크는 거라고.
정말 힘든 일인데 왜 그런 생각을 하냐고.
한 생명을 책임 진다는 일이 얼마나 큰 일인지 알기나 하냐고.-
내가 못할 말 한 것일까??
갑자기 펑펑 울면서 그러더군.
-내가 죄 지었냐고. 내가 못할 말 했냐고.
한마디 할 때마다 엄청 오래 생각하는데
이번 일은 2년이나 생각 한 거라고.
근데 왜 저런 말을 들어야 하냐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뿐인데 왜 저러냐고.
무서워서 말 하겠냐고.
말도 못하게 해서 충격이라고.-
나야말로 충격이었다.
내딴에는 어린 아가씨가(27살이 어린가??) 세상물정 모르고 하는 말 같아서
한마디 해 준 것 뿐인데 그렇게 펑펑 울고 난리를 치다니.
그리고 말 한마디 할때 한참 생각한다고?
나한테 말 실수 한 것은 생각 안나나부지?
난 그냥 나이 어린 아가씨라서 경솔하구나..하구 그냥 넘어갔건만.
아니, 남자를 못 믿는다면서 왜 못 믿을 남자의 씨앗은 갖고 싶다는 거야?
나랑 화해를(언제 싸웠어? 지 혼자 일방적으로 처울었지..) 하고 싶어도
내가 무서워서 말을 못 걸겠단다.
나때문에 자신이 또 같은 일 겪고 상처 받을 것 같다나.
내 참...어이 없어서.
그때 현장에 있던 사람 중 하나가 나한테 그러더군.
나이 많은 언니로서 먼저 손 내밀라고. 먼저 사과하라고.
뭐? 사과?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나도 언니들이 있다.
모임에 가면 다섯명이 다 언니들이다.
언니가 나한테 서운하게 해도 나이든 언니가 먼저 사과하기 뻘쭘하고
자존심 상할까봐 동생된 도리로 내가 먼저 사과 드리고 그랬었다.
근데 뭐? 나이 먹은 내가 먼저 사과 하라고?
내 참..........어이 만땅 없고.
아니, 둘이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것도 아니고.
왜 나이를 들먹거리나?
처울 일도 아닌데 처울어 놓고선 사과를 받아내시겠다?
그렇다면 지가 나한테 한 실수부터 사과해야지.
아~~~~진짜...조용하게 사는 사람, 독 오르게 하네...
어이없고..........황당한 하루.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