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해보는 고민2012. 2. 19. 19:26

[2006년 11월 23일]


K라는 아주 친한 동생이 있다.
이 녀석.. 하도 속을 썪여서 정이 많이 떨어졌다.
무슨 일로 속을 썪이느냐..
여자문제다.
여자가 많아서? 아니.
한 여자때문이다.
한 여자만 좋아라 따라다녀서? 아니.
헤어지겠다고 하면서도 그 여자에게 질질 끌려다녀서다.
그러면서도 여러 여자 만나더군..ㅡㅡ;;;
여자가 좀 포악스럽다.
K가 말을 안 들으면 폭력도 쓰는 모양이다.
둘이 심하게 싸워서 경찰서도 몇번을 다녀왔다.
그 여자가 그렇게 싫다면서도 술 취하면 그 여자의 집으로 간다.
몸이 익숙해서란다.
이해가 안됐다.
칠년동안 사귀면서 정이 들어서..라고는 하지만
나 역시 첫사랑, 칠년을 사귀었고, 헤어지자고 서로 합의하고는
단 한번도 연락한 적 없이 정말이지 냉정하게(ㅡㅡ;)남남이 되었었다.
음..난 그랬었다.
사귀는 동안 열렬하게 사랑하고.. 또, 헤어진 다음에는 깨끗하게 정리하기.
다시..연락하면..서로가 힘들어지니까..
힘들어도, 보고파도, 그렇게 참았더랬다.
암튼..술만 처마시면 전화해서 귀찮게 하는 이 녀석,
때로는 나에게 실수도 하고..열도 받아서
인연 끊을 생각까지 했었더랬다.
그런데..뭐랄까..아직은 열받고 짜증나도
이녀석의 투정을 받아줘야 할 듯한 이상한 느낌...

어제 저녁, K에게서 전화가 왔다.
외롭단다.
그 외로움이 뭐냐고 물었다.
그리고 아주아주 냉정하게 말해줬다.
네가 말하는 외로움이나 사랑은 섹스 아니냐고.
니가 외롭다는 건 섹스가 하고 싶다는 소리로 들린다고..
돈 있으면 업소를 가던지 니 실리콘을 붙잡고 힘 쓰라고.
(실리콘 샀다고 자랑도 했었다..말하자면, 좀 웃기지만,
이 녀석은 성생활까지 이야기 할 정도로..좀 개방적이랄까..
음.....좀...이 아니라 너무 개방적이랄까나..)
녀석..체온이 그립단다.
역시..누군가 안고 싶다는 뜻 아닌가.
숨다섯이나 된 녀석이, 한 여자를 칠년이나 사귄 녀석이,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단다.
헤어지자고 해 놓고도 계속 연락하고 자길 안 놔주던 여자가
느닷없이 남자가 생기고, 순식간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배가 아프단다.
자기는 여자 없는데 이 여잔 왜 벌써 남자가 생기냔다.
여전히 개념탑재가 안되는 녀석이다.
한시간을 통화하는데... 예전에는 내가 야단을 치면
대충 자리 모면하려고 미안해요~ 하고 사과하던 녀석이
웬일인지..그동안 정말 미안했다고, 누나 속 많이 썪였다고..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
이번에 여행을 간단다.
한달정도 전국을 쑤시고 올거란다.
오토바이 작은거 중고로 사서 타고
돈 조금 들고 바람처럼 떠날거란다.
어쩐지...이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이 녀석,
많이 커서 올거란 느낌이다.
그때라면... 정말 맘 편하게, 홀가분하게,
이 녀석과 연 끊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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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란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