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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해보는 고민

천도제를 다녀와서..


[2005년 5월 22일]


천도제가 있다고 해서 구경 겸 일할 겸 갔다.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등 동양권의 풍습중
제일 멋진게 조상에 대한 공경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뿌리를 존중하는 일.
그게 바로 '나'를 존중하는 일 아닌가.
멋졌다. 한상 가득 차렸다. 의식도 감동이었다.
음복도 맛나게 했다.
그. 런. 데.
천도제 지내신 분이 음복 마치더니만 이야기 좀 나누고 가버리네?
'유종의 미'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설겆이 쌓이는건 내가 못 참는다.
그래서 내가 나서서 팔 걷어붙이고 일 시작했다.
일 한 것이 억울한건 아니다.
내가 안 하면 어차피 다른 사람이 할 거였으니까,
내손 젖은김에 하면 되는거다.
문제는 내가 뒤돌아 열심히 산더미같은 설겆이를 하는동안
천도제 지내신 분들이 뒤에서 나눈 대화다.
-야, 나 몰라라 하고 가는거야?-
-히히~ (뭐라고 웅얼웅얼~)-
갑자기 치미는 울화.
아니, 어제 음식 만들때까지는 잘 있더니만
오늘 상 차리는 것까지도 열심히 하더니만
차려놓은 상 받아서 열심히 드시더니만
설겆이나 뒷정리는 다른사람이 하던말던
잘 차려진 음식만 음복 잘 하고 가면 된다는 건가?
'피곤해서'라는건 핑계도 되지 않는다.
난 어제부터 가서 일 도와주고 밤에 파스붙이고 자고
아침에도 일 거든다고 일찍 일어나서 쫒아가 일한 사람이다.
내 앞에서 피곤하다는건 말도 안되는거다.
나처럼 새벽 늦게 자고 아침잠 많은 사람도
일찍 일어나 가서 일하는 성의를 보였건만.
천도제. 뜻은 좋다. 하지만....
일 도와주고도 뭔지 개운하거나 신나지 않았다.
끝까지 성의있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아니, 하다못해 -나 몰라라~- 이 말이라도 하지 않았다면..
조상님도 더 기뻐하지 않으셨을까..
암튼.......생각 많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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