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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주공3단지

세월이 흐르면 오래된 물건은 낡아지고,

오래된 집도 낡아지고,

오래된 사람은 늙어가는 법이다.

 

고덕동에 있는 아주아주 큰 아파트 단지 중의 하나인 고덕 주공 3단지.

여기도 16년 5월 15일까지 이주명령이 떨어져서 모두들 이사가버렸다.

바로 앞, 길건너의 주공 2단지가 벌써 철거중이긴 하지만.

사진을 찍은 곳은 내가 운동하러 매일 아침마다 지나는 길이다.

3단지 가운데의 길을 통과해서 운동하러 가는데,

이곳의 사계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야트막한 5층짜리 아파트를 넘도록 크게 자란 나무들도 많고, 의자도 많고.

 

 

운동을 마치고 종종 여기 등나무 아래서 잠시 앉아 쉬기도 했었다.

 

아침, 출근길에도 여기 운동장에서는 축구를 하는 아저씨들이 있었다.

아마도 조기축구회였겠지.

오후면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곤 했는데.

지날때마다 뛰노는 사람들로 먼지가 날리고 시끌벅적했던 운동장인데.

 

 

이사를 가고, 텅 빈 아파트 단지의 구석구석마다 아파트 주민이 아닌 사람들의 차가 서 있다.

그냥... 동네 주차장으로 변했다.

참 아쉽다. 나무도 많고 풀밭도 많은 오래되고 정감가는 아파트단지 였는데.

늙어지면 죽듯이, 주공3단지도 낡아져서 허물어진다.

그리고, 새 생명이 태어나듯이 이곳도 재개발로 더 크고 더 높고 더 좋은 아파트가 들어선다.

돌고 도는 인생이라.. 돌고 도는 아파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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