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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말하기

비 오시는 날은 이어폰을 꽂지 않는다.


[2005년 6월 2일 ]


학원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
심한 바람에 비가 날리고 있다.
바람이 심해 우산도 못 펴다가
건물 사이, 바람 잠잠한 곳에서 우산을 폈다.
평소, 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이든, 강의든 듣고 다닌다.
하지만 비 오시는 날엔 이어폰을 꽂지 않는다.
눈이 오시면 세상의 소리를 다 흡수해버려서 조용해지지만
비 오시는 날이면 빗방울 하나하나가 소리를 반사시켜
세상의 온갖 소리가 다 또렷하게 들린다.
차 지나는 소리, 발자욱 소리, 비 부딪는 소리..
지나는 사람들의 말소리까지도 평소보다 잘 들린다.
우산을 쓰면 우산 안으로 모이는 소리들과
우산에 부딪는 빗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우산 안이 무척이나 안온한 느낌이 들게한다.
평소엔 잘 들리지 않던 소리들,
평소엔 신경쓰지 않던 소리들..
그래서 난
비 오시는 날이면 이어폰을 꽂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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