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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말하기

동네 놀이터가...


[2005년 6월 6일]



우리동네 놀이터가 공사중이다.
놀이기구가 몇 있고 옆에 자그마한 정자가 있고
가장자리를 빙 둘러 벤치가 있고 가운데 큰 공터가 있던
우리동네 놀이터.
여름 밤이면 놀이기구엔 아이들이 매달려있고
정자엔 안주거리 들고나와 술 마시는 동네 어른들,
가장자리 벤치엔 연인들, 부부들이 앉아 쉬고
가운데 공터에선 축구를 하곤 했다.
먼지 날리게 공 차는 아이들을 보면 생기가 넘쳤었다.
놀이터를 헤집어놨다.
놀이기구를 뽑아 한쪽에 쌓아두고 비닐을 씌웠을때만해도
새 놀이기구를 갖다놓으려나..했었다.
구석구석 포크레인이 닭 모이 헤집듯 헤집더니
크게 화단이 생기고 벤치 몇개 놓이는 듯 하다.
아직 공사가 다 끝나진 않았지만
낮에는 아이들이, 밤에는 어른들이 뽈 차고 놀던 공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신
넓다란 화단이 자릴 잡았다.
공원..이라..
보기엔 더 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아이들의 활기찬 공간을 빼앗은 듯한 느낌.
근사한 화단과 벤치 몇개보단
쭈쭈바 빨면서 벤치에 앉아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축구공에 몸 사리며
작대기 하나 주워 흙바닥에 그림그리며 여름밤을 즐기던
공사 전의 놀이터가 더 편해 보였던건..
나 혼자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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